이軍 탱크 재배치…휴전 결렬위기

  • 입력 2000년 11월 4일 00시 53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의 휴전합의 하루만에 유혈 충돌이 일어나자 전날 철수시켰던 탱크부대를 3일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을 연결하는 교차점인 카르니에 다시 배치했다. 팔레스타인측은 이스라엘의 지배가 끝날 때까지 투쟁을 다짐하고 있어 양측의 휴전합의는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인 베들레헴 헤브론 라말라 칼킬리야 등지에서는 이스라엘 군인과 팔레스타인 시위대 사이에 산발적인 충돌이 계속됐다. 서안의 툴카림시 외곽의 이스라엘 검문소 주변에서 시위를 벌이던 팔레스타인 남자 1명이 이스라엘군의 총탄에 맞아 숨졌으며 여러 사람이 다쳤다. 이날 희생자를 포함해 최근 5주간의 유혈충돌에 따른 사망자는 모두 175명으로 늘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도 점령지 전역에서 산발적으로 충돌이 계속되자 양측간 충돌이 자주 벌어졌던 가자지구 카르니 검문소에 2대의 탱크와 여러 대의 무장 차량을 다시 배치했다.

그러나 예루살렘의 성전 언덕(템플 마운트)에서 열린 이슬람 금요기도회에는 삼엄한 경비 속에 5000여명의 이슬람 교인이 참석했으나 별다른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출입구를 지키던 이스라엘 경찰은 45세 이상의 팔레스타인 남자만 성전 언덕에 입장하도록 제한했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은 전날 밤 국무회의를 열고 휴전합의 이행을 위해 팔레스타인측에 24시간의 시한을 주기로 했다. 이 시간 안에 유혈시위를 진정시키지 못하면 휴전합의를 파기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이와 함께 전날 자동차 폭발 사고와 같은 테러에 대비해 쇼핑센터 버스정류장 등 공공장소에 경찰을 배치하고 비상 경계에 들어갔다.

팔레스타인측은 이스라엘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면서 “‘인티파타(봉기)’는 이스라엘의 공격에 따른 팔레스타인의 정당한 대응인만큼 이스라엘의 지배에서 벗어나 예루살렘을 수도로 한 팔레스타인 국가가 세워질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는 1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예루살렘의 폭탄차량사고에 과잉대응하지 말도록 촉구하면서 “감정에 사로잡히지 말고 가장 이득이 되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예루살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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