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기자, 당신들은 유치해!" 장쩌민주석 폭언

  • 입력 2000년 10월 29일 18시 56분


“당신들은 너무 단순하고 유치하다. 도대체 아는 게 없다.”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언론사의 취재진에게 막말을 했다.

장주석은 27일 베이징(北京)의 주석 접견실에서 둥젠화(董建華) 홍콩특구 행정장관을 만나던 중 동행한 홍콩취재진이 “중국 정부가 둥장관의 연임을 시사한 것이 ‘내정간섭’과 ‘황제 칙령식 낙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소감을 묻자 발끈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취재진 앞으로 다가선 장주석은 “당신들은 부지런하기는 하지만 미국 CBS 토크쇼 진행자 마이크 월러스 등 내가 만난 서방기자에 비하면 지식수준이 낮고 형편없다”며 몇분간 폭언을 해댔다. 장주석은 손가락질을 하며 “그동안 수많은 홍콩 기자를 만났지만 서방 기자처럼 똑똑한 사람은 한 명도 보지 못했다”고 화를 내면서 “만일 엉터리 기사를 쓰면 모두 당신들 책임”이라며 ‘위협’을 하기도 했다. 장주석은 “홍콩이 중국의 일부인데 중앙정부가 관심을 갖는 것이 뭐가 잘못이냐”며 역정을 냈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신보(新報)는 28일 “장주석이 홍콩기자의 품위를 거론하며 기사내용까지 경고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는 홍콩 반환의 조건인 ‘1국가 2체제’ 원칙을 훼손한 것”이라고 분개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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