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폭력 종식 합의불구 유혈사태 계속

  • 입력 2000년 10월 18일 08시 29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등의 중재로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개최된 중동 정상회담에서 유혈사태 종식에 합의했다.

클린턴 대통령이 17일 발표한 양측 합의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2주일 이상 지속된 폭력사태를 종식하기 위한 조치를 즉각 취하고 항구적인 평화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평화협상 재개를 모색하기로 했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는 귀국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번 회담에서 목표를 달성했다"며 "48시간 이후에 사태가 진정된다면 분쟁지역에 배치된 병력을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자지구로 돌아온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도 지금부터는 합의 사항의 이행 여부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밝힌 뒤 "합의 사항이 정확하게 이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이번 회담에서 폭력사태 종식을 위해 구체적인 조치를 즉각 취하기로 하는 등 진전을 보였다"며 "유혈사태로 발생한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혈사태 종식 합의에 따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내의 팔레스타인 공항을 18일오전 다시 개방하기로 결정했다고 팔레스타인 관계자들이 밝혔다.

미 행정부 고위관리는 아라파트 수반도 최근에 석방된 과격 무장단체 하마스와지하드의 대원들을 재수감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이와 함께 공식 발표된 폭력사태 종식 합의 이외에 안보 문제에 관해 모종의 비밀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바라크 총리를 수행한 이스라엘의 한 관리는 17일 "빌 클린턴 대통령이 발표한 내용과 별도로 양측은 안보문제에 대해 합의에 도달했으며 이 내용은 공개되지 않을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베드 라보 팔레스타인 공보장관은 비밀협약과 관련, "회담 결과는 명백하게 공개됐다"며 "어떤 비밀협약도 없었다"고 부인했다.

한편 클린턴 대통령은 폭력사태 종식 합의의 후속조치를 마련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협상팀을 워싱턴으로 초청했다.

바라크 총리와 아라파트 수반은 최근의 유혈사태로 인해 정체상태에 빠진 평화회담 재개를 위해 고위 협상대표단을 2주일 안에 워싱턴에 파견키로 합의했다고 클린턴 대통령은 17일 밝혔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평화협상재개를 위해 워싱턴에서 만날 것을 희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양측의 폭력종식 합의에도 불구하고 가지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 등에서 유혈사태가 지속돼 합의 이행에 대한 불안감을 던져줬다.

17일 정오의 합의문 발표 이전부터 발생한 유혈사태는 이날 오후와 저녁까지 지속돼 팔레스타인 2명이 가지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숨지고 이스라엘 국경지역 경찰 1명이 예루살렘 남부의 길로에서 발생한 충돌에서 가슴에 총을 맞아 중태에 빠졌다.

또 예루살렘 동부 변두리의 이스라엘군 도로봉쇄 지역에서도 충돌이 발생, 2명의 군인이 총상을 입었다.

[샤름 엘 셰이크 가자지구 예루살렘 워싱턴=AP·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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