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위기의 지구' 앨 고어의 환경 마셜플랜

  • 입력 2000년 10월 6일 18시 37분


“21세기 첫 10년은 환경이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이 말이 의미심장한 것은 유력한 ‘세계 대통령’ 후보의 신념이기 때문이다.

앨 고어는 1992년에 낸 이 책에서 자신이 꿈꾸는 전지구적 환경 프로젝트의 거대한 밑그림을 제시한다. 보존과 개발의 ‘균형(balance)’으로 요약되는 그의 환경관과 함께 주목할 할 것은 고어가 신념을 관철하려는 집념이다. 온실가스규제 같은 굵직한 환경 정책이 그의 재임 중 이뤄졌음을 상기하자.

여기서 그는 “지나친 환경보호가 경제 개발에 나쁘다는 것은 가장 큰 거짓말이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그 이유로 ‘미국은 환경 보호에 희생되지 않는다’는 점을 든다. 연 5000억 달러의 세계 공해방지 시장은 이미 미국에 의해 지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새로운 에너지 기술 시장은 20년후 세계적으로 10조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 우리처럼 환경산업 제품의 80% 이상을 수입하는 환경기술 후진국에겐 섬뜩한 메시지다.

대선에 출마하면서 지난해 새로 쓴 머리말은 세계인에게 고하는 ‘환경공약’으로 읽힌다. ‘다음 4반세기 중 내연기관을 없애자’ ‘2010년까지 생물 에너지와 바이오 상품의 사용을 3배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안에 불과할까. 세계적인 ‘지구환경판 마셜플랜’을 촉구하면서 ‘미국이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도 주목을 요한다.

▼'위기의 지구' / 앨 고어 지음/ 이창주 옮김/ 삶과꿈/ 396쪽/ 1만2000원▼

<윤정훈기자>diga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