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무력충돌 시가戰 양상…사상자 1천명 넘어

  • 입력 2000년 10월 2일 18시 50분


코멘트
‘결국 팔레스타인 무장봉기(인티파다)로 갈 것인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무력충돌로 인한 사상자가 1일 현재 1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주변 아랍국들이 성전(聖戰)을 촉구하고 나서는 등 중동의 긴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충돌 닷새째인 2일에도 날이 밝자마자 양측의 총격전이 시작돼 요르단강 서안지역에서 이스라엘인 한명이 팔레스타인인의 총에 맞아 숨졌다.

양측 지도부는 이번 충돌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며 비난전을 계속하고 있어 단시일내에 사태가 진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팔레스타인 자치경찰과 시위대가 자치정부 지도부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팔레스타인 당국을 비난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스라엘은 즉각 발포를 중지하고 무장병력을 철수하라”고 촉구했다. 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은 1일 사우디아라비아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쟁도 불사할 것을 선언했다.

주변 아랍국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22개 아랍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 대사들은 1일 카이로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팔레스타인인들을 상대로 자행된 이스라엘의 가공할 범죄를 조사하기 위해 안보리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2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태의 책임이 이스라엘측에 있다고 비난하고 긴급 아랍정상회담 개최를 제의했다.

양측의 휴전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 아라파트 수반의 보좌관인 나빌 아부 루데이나는 1일 “이스라엘측이 휴전을 제의해와 병력철수와 진상조사위원회 설립을 조건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측은 먼저 휴전을 제의한 사실을 부인하면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이 상응한 조치를 취할 경우 언제라도 휴전할 용의가 있지만 어떤 전제조건도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