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야당 대대적 시위…정국 극도혼미

  • 입력 2000년 9월 21일 19시 10분


야당의원 매수사건으로 흔들리던 알베르토 후지모리 대통령이 19일 조기 퇴진을 거부하자 야당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최대 야당인 ‘페루의 가능성’의 알레한드로 톨레도 당수는 20일 기자회견을 갖고 “후지모리 대통령이 조기 퇴진하지 않으면 대대적인 항의 시위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톨레도 당수의 이 같은 경고는 19일 후지모리 대통령이 “내년 7월까지 대통령직을 유지하겠다”고 사흘 전의 사임 시사 발언을 번복한 데 반발해 나온 것이다. 톨레도 당수는 이어 후지모리 대통령에게 이번 사건의 당사자인 블라디미로 몬테시노스 국가정보부장을 즉각 파면하고 빠른 시일 내에 대통령 선거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10년간의 후지모리 집권을 뒷받침해온 군부가 페루 정국의 열쇠를 쥐고 있지만 군부는 아직 공개적인 의사 표시는 하지 않고 있다.

후지모리 대통령은 “군부는 여전히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 충성하고 있으며 쿠데타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군부의 지지를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분석가는 군의 요직을 차지한 몬테시노스 측근 장성들과 후지모리 대통령이 군부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