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中 정상무역법안 통과]美-中 경제-외교 상생의 길

  • 입력 2000년 9월 20일 18시 34분


미국 상원이 19일 중국에 항구적인 정상무역관계(PNTR) 지위를 부여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1972년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이후 양국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진전으로 꼽힌다.

이번 조치를 통해 미국은 체제와 이념이 다른 중국을 경제적인 면에서 어떤 차별도 하지 않고 다른 우방과 똑같이 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양국 모두에 경제 외교적 실리를 가져다 줄 상생(相生)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이다.

경제적인 면에서 미국은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낮추게 되고 중국도 미국 제품에 대해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됨에 따라 양국간 교역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은 앞으로 5년간 중국에 대한 수출이 130억달러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세계최대의 시장인 중국의 문호가 활짝 열리는 것에 대해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 대한 미국의 수출은 150억달러,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819억달러로 미국이 669억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장차 이같은 수입초과 현상을 뒤집을 발판이 마련됐다는 것이 미국측 분석이다.

미국은 교역증가가 궁극적으로 중국의 개방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이 법안 통과 후 “중국에 불끈 쥔 주먹을 보이기보다 활짝 벌린 손을 내미는 것이 미국의 영향력을 더 강화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한 것은 이 때문.

중국은 미국과의 교역 정상화를 통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한발 더 가까이 갔다. 또 열악한 국내 인권 상황과 사회주의 체제의 약점을 딛고 국제사회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는 전기를 잡았다고 하겠다. 또 저임금을 기반으로 한 대미수출이 크게 증가, 경제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음은 물론이다.

이번 조치는 임기 만료를 앞둔 클린턴 대통령의 또 다른 치적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중국과의 경제관계 정상화와 중국의 WTO 가입 지원을 임기말 최대의 외교목표로 설정한 그는 노동계와 의회를 줄기차게 설득한 끝에 일단 경제관계 정상화를 이루게 됐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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