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은 지금 맥주축제 절정…관광객 750만명 예상

  • 입력 2000년 9월 19일 19시 14분


물보다 맥주를 즐겨 마시는 사람들. 독일 사람은 왜들 이렇게 맥주라면 넋을 잃을까.

예술과 낭만의 도시 뮌헨에서는 세계 최대의 맥주축제가 한창이다. 16일 개막된 옥토버페스트(10월 축제). 하루 평균 35만명의 애주가와 관광객이 찾아와 ‘춤볼(위하여)’과 ‘프로스트(건배)’를 외치고 있다. 뮌헨시와 6개 맥주회사가 공동주최한 이 축제에는 올해 75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참가할 전망이다. 10월 3일까지 열리는 이번 축제의 예상 수익은 30억마르크(약 1650억원)이상.

▽소비량〓독일인 1인당 연간 맥주 소비량은 131.2ℓ. 하루 평균 330㎖, 맥주 캔 한 개 이상을 마시는 셈. 이처럼 맥주를 즐기다 보니 맥주축제 열기는 대단하다. 해마다 9월 셋째주 토요일부터 10월초까지 열리는 옥토버페스트 참가자수는 1981년 400만명을 넘어선 이후 매년 증가해 90년대에는 평균 630만명을 기록했다. 뮌헨 인구의 5배나 되는 사람이 뮌헨을 뒤덮는다.

지난해 축제때 680만명이 맥주 600만ℓ를 마시고 닭 63만마리, 소 79마리를 먹어 치웠다. 맥주 축제에 힘입어 독일의 맥주 소비량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6대 메이저를 비롯해 1283개의 독일 맥주회사가 97년 생산한 맥주량은 132억ℓ. 이중 15%가 넘는 23억ℓ를 수출해 161억마르크(약 8조8500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세계 맥주수출량의 18%를 차지했다.

▽맥주축제의 역사〓뮌헨의 맥주 축제는 올해 167회를 맞는다. 1810년 10월 바이에른왕국의 초대왕 루드비히 왕자가 작센의 제후 작센―힐드부르크하우젠가의 테레제 공주를 맞이하면서 닷새간 음악제를 곁들여 한바탕 축제를 벌이면서 시작됐다. 1833년 뢰벤브로이와 호프브로이 등 뮌헨을 대표하는 6대 메이저 맥주회사가 축제를 후원하면서, 옥토버페스트는 4월 사육제와 함께 독일을 대표하는 국민축제가 됐다. 독일 각지에서는 1년에 한번 소풍을 가듯 뮌헨을 찾아와 법석을 떤다. 이 같은 열광적인 분위기를 노려 1980년에는 신나치의 소행으로 보이는 폭발사고가 발생해 13명이 숨지고 200명이 부상당하는 불상사도 있었다.

▽행사〓옥토버페스트의 장관은 3000명을 수용하는 천막술집과 중세시대 가장 행렬이다.

축제 첫날인 16일 음악가 바그너가 세운 극장에서부터 시청앞 광장까지 100여개 마을과 각종 직능단체가 왕과 왕비, 귀족, 농부, 광대, 거지 등으로 분장하고 시내를 행진했다. ‘테레사의 광장’에서는 6대 맥주회사가 3000명을 수용하는 천막술집을 열었다. 크리스티안 우제 뮌헨시장이 올해 첫 생산된 6도 짜리 맥주를 선보이며 축제 개막을 선언하자 건배소리가 하늘을 뒤덮었다. 이곳에서는 1ℓ짜리 맥주 3잔을 비우기 전에 화장실을 가면 바보소리를 듣는다. 여종업원들은 1ℓ 맥주잔을 한꺼번에 몇 개나 배달하느냐로 경쟁을 한다. 지금까지 기록은 13개.

뮌헨에서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레온 호프마이어(42)는 전화통화에서 “축제때 매년 외국바이어를 초청해 관광을 겸한 상담을 하고 있다”며 “맥주에 취해서인지는 몰라도 계약실적이 매우 좋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뉘른베르크 인근에서 농사를 짓는 안드레아스 볼프강(53)은 옥토버 맥주를 마시기 위해 매일 이곳을 찾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옥토버페스트는 단조로운 생활에 지친 독일인에게 맥주 축제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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