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스크호, 러 순양함 미사일 맞아 침몰"

  • 입력 2000년 9월 8일 08시 35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지난달 12일 바렌츠해(海)에 침몰한 핵잠수함 쿠르스크호가 다른 러시아 순양함에서 발사한 미사일에 맞았다는 조사결과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독일의 베를리너 자이퉁지(紙)는 모스크바 현지 특파원의 소식을 인용, 이같은 내용을 8일 보도했다.

신문은 FSB의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국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특별조사위원회가 이러한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달 31일 푸틴 대통령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쿠르스크호가 당시 러시아 북해 함대 훈련에 참가 중이던 핵추진 순양함 '표토르 대제'호에서 발사한 신형 대잠함 미사일에 맞았다고 전했다.

목표 추적 탄두를 장착하고 있는 이 미사일은 발사된 후 바다 속에서 약 20㎞를 나아갔으며 이어 '표토르 대제'호 함교(艦橋)에서 식별이 가능한 2차례의 수중폭발이 관측됐다.

쿠르스크호와 미사일이 수중에 진입한 지점 과의 거리는 400m였다는 결론이 나중에 내려졌다.

그러나 FSB의 보고서는 미사일이 어떠한 이유로 쿠르스크호를 가격했는 지를 밝히지 않고 있다. 신형 미사일 자체에 이상이 있거나 시스템이 적과 아군을 구분할 수 없어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표토르 대제'호는 지난 8월 2일부터 러시아에 대한 핵공격을 방어하는 북해함대 훈련에 참가해 매일 미사일을 발사해 왔으며, 같은 달 12일에는 최대한 실전 상황을 설정, 단거리 목표를 가격하는 데 목표를 두고 미사일을 배치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118명의 승무원 전원이 숨진 쿠르스크호 침몰사고의 원인에 대해 러시아 당국은 외국의 다른 선체와 충돌해 앞부분에 구멍이 뚫렸을 것이라고 추정하는 반면 미국측은 쿠르스크호의 자체 어뢰 오발이 원인일 것으로 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뉴욕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 정상회의가 끝난 후 귀국해 군 고위참모들과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이고르 디갈로 러시아 해군 대변인은 쿠르스크호 선체의 파손 상태가 어느정도인지를 조사하기 위해 2대의 원격 조정 잠수정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를린.모스크바 dpa·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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