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노조 디젤값 인상 항의 전국 석유시설 점거시위

  • 입력 2000년 9월 5일 18시 54분


지난달 31일 프랑스 어부들이 디젤유 인상에 항의해 주요 항구 시설을 봉쇄한 데 이어 4일에는 트럭 운전사와 농부들이 디젤유 가격 인하를 요구하며 주요 석유저장소들을 봉쇄해 전국적으로 석유수송이 마비됐다.

이날 트럭운전사 노조인 전국육상운수노동자연맹(FNTR)과 농부연맹(FDSEA)소속 조합원들은 탱크로리 2000여대와 트랙터 등 농기계를 동원해 전국의 석유저장소 및 정유소 70곳 중 60여 곳을 점거한 뒤 유조차들의 출입을 막았다.

이들의 집단행동으로 위스트르암 셰르부르 르아브르 브레스트 생말로 덩케르크 등 프랑스 북부 주요 항구와 마르세유 보르도 등 대서양 지중해 항구 근처의 석유시설들이 특히 피해를 보았다.

시위를 주도한 FNTR의 르네 프티 위원장은 “국제원유가 인상으로 지난 12개월 동안 디젤유 가격이 40%나 올랐다”며 “연료가 전체 운영비의 25%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디젤유 가격을 20% 이상 내리지 않을 경우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농부연맹측은 농업부문의 특별연료세 폐지와 사회보장세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이들은 자신들의 시위가 자동차 운전자들에게는 당분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날 일부 주유소에는 재고가 바닥날 것을 우려해 미리 연료를 확보하려는 자동차 행렬이 줄을 이었다.

한편 택시운전사들은 1일 파리 근교 시위에 이어 디젤유 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를 7일 파리 리옹 마르세유에서 벌일 예정이며 민영구급차 운전사들과 버스 운전사들도 이에 합세할 전망이다.

프랑스 사회당 정부는 이미 지난주 어부들의 항구 봉쇄에 굴복하고 요구사항을 대폭 수용한 바 있어 같은 디젤유를 사용하는 트럭 버스 택시 민영구급차 운전사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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