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횡단열차]1961년 완공된 세계최장 복선전철

  • 입력 2000년 9월 3일 19시 08분


“40도의 술은 보드카가 아니고 영하 40도는 추위가 아니고 400㎞는 거리가 아니다.”

러시아의 보드카와 혹한, 그리고 광활한 영토를 과장한 이 속담을 실감하기 위해서는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타야 한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는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 사이 9300㎞를 잇는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 1891년 착공해 1916년 완공됐다. 복선이며 거의 전 구간이 전철(電鐵)이다.

착공1891년
완공1916년
구간모스크바∼블라디보스토크
총 길이9300㎞
연간 이용객1억 5424만명
연간 화물수송1억t

남북한 철도가 연결돼 부산에서 실은 화물을 TSR를 통해 유럽의 독일까지 보낼 경우 15일이 걸린다. 지금처럼 선박을 이용하는 것보다 시간이 반으로 줄어든다. 그렇게 되면 연간 화물처리 능력 1억t을 자랑하는 TSR는 21세기 ‘철(鐵)의 실크로드(비단길)’로 떠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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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인에게 TSR는 가장 중요한 여행수단이다.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러시아의 아에로플로트항공을 타고 가면 요금은 7200루블(약 30만원). 그러나 TSR를 달리는 러시아호의 ‘쿠페’라 불리는 4인실 표는 1014루블(약 4만2000원)에 불과하다. 물론 ‘고급’을 의미하는 ‘룩스’라고 불리는 2인실은 미화로 150달러가 넘고 비행기로 10시간이면 날아가는 길을 7일 동안 누벼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고생길이라고 할 수도 있다.TSR열차를 외국인이 러시아인처럼 타기는 힘들다. 외국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러시아호 등 고급열차는 몇 달 전에도 표를 구하기가 힘든 데다 가격도 1000달러가 넘는다.철의 실크로드가 되기 위해 TSR와 경쟁하는 철도도 있다. 중국횡단철도(TCR)와 만주횡단철도(TMR) 몽골횡단열차 등이 저마다 이점을 내세워 화물과 승객을 유혹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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