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의 힘]'일본海' 지오그래픽社서 '동해' 표기 쟁취

  • 입력 2000년 8월 30일 18시 53분


‘당신들이 보낸 자료를 해당 부서에 전달했다. 그들은 실수를 알고 있으며 표기는 동해(East Sea)를 포함하게 될 것이다’(내셔널 지오그래픽 고객서비스).

젊은 네티즌들로 구성된 국내 네티즌 단체가 세계적인 자연다큐멘터리 제작업체 ‘내셔널 지오그래픽’으로부터 동해 표기를 쟁취해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25일 사이버 외교사절단을 표방하는 국내 네티즌 단체 ‘반크’(VANK·Voluntary Agency Network of KOREA·www.prkorea.com)에 동해를 ‘일본해’(Sea of Japan)로만 표기한데 대해 실수를 인정한다는 내용의 공식 사과 E메일을 보내왔다고 ‘반크’측이 30일 밝혔다.

450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반크’는 광복절을 맞아 이달 13일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동해를 일본해로만 표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에 항의하는 E메일을 집중적으로 발송하는 실력 행사에 돌입했다.

국정홍보처 산하 해외홍보원에 도움을 요청해 ‘왜 동해로 표기해야 하는가’에 관한 뒷받침 자료를 건네받은 ‘반크’의 회원들은 역사적 근거를 들이대며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압박했다. 사과 E메일을 받기까지 10여일간 발송된 항의 E메일은 400여통.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예상보다 훨씬 빨리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했다.

‘반크’의 박기태 웹마스터는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근거를 제시하며 주장한 방법이 통한 것 같다”면서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미국 CIA를 상대로 2차 사이버 항의를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크’는 인터넷을 통해 해외펜팔을 하는 네티즌 100명이 지난해 4월 만든 사이버 커뮤니티. 한국을 세계에 알리자는 취지에 공감한 네티즌들이 몰려 현재 회원수는 4500명선을 넘어섰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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