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왕'오펜하이머 91세로 타계

  • 입력 2000년 8월 21일 19시 06분


세계 최대의 다이아몬드 업체인 ‘드비어스’의 회장을 지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다이아몬드 왕’ 해리 오펜하이머가 19일 숨졌다. 향년 91세.

남아공 최고의 기업인으로 꼽히는 오펜하이머는 57년 아버지로부터 사업을 승계한 뒤 95년 회사를 아들 니콜라스에게 물려줄 때까지 48년동안 드비어스를 경영하며 세계 다이아몬드 시장을 좌지우지해 왔다.

오펜하이머 가문이 다이아몬드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세기 초반. 해리의 아버지인 어네스트가 영국 런던의 다이아몬드 판매상들의 대리인으로 다이아몬드 광산지역인 남아프리카의 킴벌리에 정착했다. 어네스트는 1917년 나미비아 다이아몬드 광산 채굴권을 헐값에 사들여 ‘앵글로 아메리칸’사를 설립한데 이어 1920년 드비어스를 인수했다.

다이아몬드 광산이 발견된 자리에 있던 농장 소유자의 이름을 따 1888년에 설립된 드비어스는 오펜하이머 가문이 인수한 이후 세계 다이아몬드 산업의 지배자로 급부상했다.드비어스는 남아공을 비롯한 아프리카 전역의 광산에서 채굴되는 다이아몬드의 유통을 통제, 전세계 다이아몬드 공급을 조절함으로써 다이아몬드 가격을 유지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57년 사업을 물려받은 해리는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Diamond Is Forever)’는 슬로건을 내걸고 공격적인 경영으로 세계 20위 안에 드는 갑부로 성장했다.

현재 드비어스가 공급하는 다이아몬드 원석은 연간 70억달러(약 7조7000억원) 규모로 전세계 다이아몬드 시장의 약 80%를 차지한다. 48년 야당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적도 있는 해리는 겸손한 성격에 소박한 생활을 했으며 백인 정권때는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기도 했다. 토니 레온 남아공 민주당 총재는 “오펜하이머는 남아공에서 아파르트헤이트에 반대하는 명사 가운데 한명이었다”고 회고하며 “그는 나의 친구이자 스승이었으며 그를 알고 있다는 것이 항상 자랑스러웠다”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