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역 기상재해 '몸살'…산불-무더위-물난리 고통

  • 입력 2000년 8월 17일 16시 45분


미국전역이 기상재해로 최악의 여름을 맞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서부지역의 고온현상이 가뭄과 대형 산불로 이어지면서 13개주 80여지역에서 산불이 발생, 지금까지 450만 에이커의 삼림과 초원이 불타고 소방수 8명이 숨졌다고 AP통신이 16일 보도했다.

특히 한달째 40도가 넘는 불볕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세콰이어 공원의 200∼300년 된 나무들이 전소됐다. 인근 아이다호와 네바다주 등에서도 헬기의 진화작업에도 불구하고 강풍을 타고 산불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몬타나주에서는 무려 96만4700에이커가 화염에 휩싸이면서 주전체가 재해지역으로 선포됐다. 마크 레이시코트 지사는 "16일 6주째 계속되고 있는 이번 화재로 숯덩이로 변한 비터루트 밸리지역를 비롯, 산불이 발생한 모두 25개 지역의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리고 연방정부에 긴급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텍사스와 애리조나 등 남부지역에서는 최고 44.4도까지 수은주가 치솟는 열파가 일주일이상 계속되면서 텍사스주에서만 40명이 숨지고 가뭄이 극심한 195개 지역이 재해지역으로 선포됐다.

동부의 뉴저지주에서는 지난 주말 반나절 동안 36㎝의 폭우가 쏟아져 때아닌 물난리를 빚었다. 반면 뉴욕시는 기상이변으로 7월 평균 22도를 기록, 1914년 이후 86년만에 가장 서늘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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