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공화당 全大]체니 '부통령카드' 성공할까

  • 입력 2000년 8월 3일 18시 57분


미국 공화당의 딕 체니 전 국방장관이 2일 당의 대통령 후보인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의 러닝메이트로 공식 지명되면서 새로운 정치 시험무대에 섰다.

59세인 체니 전 장관은 제럴드 포드 전대통령 비서실장, 연방 하원의원 및 하원 원내총무, 조지 부시 전대통령 당시 국방장관 등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

1991년 걸프전을 총지휘한 바 있는 그에게 이번 선거는 98년 하원의원 선거 이후 처음이며 전국 규모의 선거로도 처음이다.

이 때문인지 그는 이번 전당대회 기간 중 연단에 오를 때면 다소 어색하고 불안한 표정이었다. 그는 또 국방문제와 같은 진지한 내용의 짧은 연설에는 익숙하지만 유세장에서 많은 청중을 상대로 연설할 때는 다소 위축되는 등 선동적인 대중 정치인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

부시 후보는 이런 체니 전 장관의 스타일을 완곡하게 비판하면서도 그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것은 잘한 일이었다고 공공연히 그를 부추기고 있다.

부시 후보 캠프는 “부통령 후보가 캠페인 과정에서 반드시 두드러질 필요는 없다”면서 체니 전 장관이 자기 색깔로 선거운동을 하도록 맡길 방침.

당내 일각에서는 체니 전 장관의 부통령후보 지명 사실이 전당대회에서 전격적으로 발표됐어야 했는데 너무 빨리 뚜껑이 열려 언론의 집중 포화를 유발한 것은 선거 전략상 큰 실책이라는 비판도 있다.

미국의 인터넷 신문 드러지 리포트는 체니의 딸이 소문난 동성연애자라는 사실을 보도해 보수적인 공화당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또 하원의원 시절 빈민자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인 ‘헤드 스타트’ 관련 법안과 넬슨 만델라의 석방을 촉구하는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졌다는 이유로 민주당의 십자포화를 받고 있다.

그러나 부시 후보측은 체니 전장관이 지닌 다양한 행정 및 의정 경험이 유권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을 것이라며 민주당의 네거티브 전략이 별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전당대회가 막을 내리면 체니 전장관은 부시 후보와 함께 기차를 타고 전국을 돌며 유권자들을 상대로 유세에 나서게 된다. 과연 체니가 11월 대선에서 부시를 당선 고지에 우뚝 서게 하는 디딤돌이 되어 줄지 주목된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딕 체니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경력

출 생1941년 네브래스카주 링컨
교 육예일대 2년 중퇴
와이오밍대 정치학 박사
주요 경력대통령 비서실장
연방 하원의원
국방장관
석유시추회사 대표이사
가족 관계부인 린과 두 자녀
지지 의견다양한 행정 의정 재계 경험
걸프전 성공적 수행
보스에 대한 충성심
반대 의견하원의원 시절 넬슨 만델라 석방결의안 반대
심장질환 등 건강문제
강경 보수입장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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