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지중해함대 재건…해군사령관 "올 가을 배치"

  • 입력 2000년 7월 30일 19시 03분


구 소련 붕괴이후 자금난 때문에 사라졌던 러시아의 지중해 함대가 올 가을 부활할 것 같다.

블라디미르 쿠로예도프 러시아 해군사령관은 올 가을 항공모함을 비롯한 수척의 함정을 지중해에 파견함으로써 구 소련 시절의 지중해 함대를 재건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러시아 일간 브례먀 MN이 28일 보도했다.

쿠로예도프 사령관은 “우리는 지중해로 올 가을 돌아갈 계획”이라면서 “구 소련 시절 지중해 함대보다 더욱 강력한 전투력을 갖춘 함대가 지중해에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중해 함대는 러시아 유일의 항공모함 ‘쿠즈네초프 제독’호(號)와 수척의 호위 선단으로 구성되어 지중해에 배치된다. 쿠즈네초프 제독호는 수호이27 전투기를 비롯해 40대의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으나 운영자금 부족으로 1996년 지중해에 모습을 나타낸 이래 지금까지 러시아 연안에서만 훈련을 실시해 왔다.

러시아의 지중해 함대는 러시아의 4대 함대인 흑해함대 태평양함대 발트함대 북해함대에는 못미치지만 냉전시절 미국의 5함대에 맞서 지중해를 누볐다.

러시아 해군은 심각한 재정난으로 1990년 지중해 함대를 없앤 것을 비롯해 4대함대 소속 수백 척의 군함을 퇴역시켰다. 당시 해군 제독들은 “재정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2015년까지 러시아 해군이 와해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러시아가 지중해함대를 부활하려는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강성 러시아’ 움직임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러시아 해군은 푸틴 대통령의 등장을 계기로 새로운 천연자원이 발견되고 있는 북극해의 자원보호는 물론 미국과의 전략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해군력 증강이 필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 해군은 전략핵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유리 돌고루스키급’ 핵잠수함과 다목적 ‘세베로드빈스크’급 잠수함, 순양함 ‘노빅’ 건조 등 과거의 위상 회복에 부심하고 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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