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G8회담]NMD-게놈특허기준 논란 예상

  • 입력 2000년 7월 16일 18시 55분


반코쿠신료관
반코쿠신료관
선진 7개국(G7)에 러시아가 낀 8개국(G8) 정상회담이 21일부터 23일까지 일본 오키나와(沖繩)에서 열린다. G8 정상회담은 세계 정세 및 관련국의 국익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행사다. 이 회담의 결정에 따라 국제정세가 순풍을 타기도 하고, 역풍을 타기도 한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 8개국 정상들은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지지하는 특별성명을 채택할 예정이어서 우리에게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상들은 지속적인 번영(경제), 마음의 안녕(사회), 세계의 안정(정치)로 나눠진 3개 분야에 걸쳐 3차례의 회담을 갖는다.

경제분야의 핵심의제는 정보기술(IT)이다. 의장국인 일본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의제이기도 하다. IT혁명의 논의 방향은 장점(빛)은 살리고 단점(그림자)은 보완해 나가자는 것이다.

정상들은 ‘글로벌 정보사회를 위한 오키나와 헌장’이라는 제목의 선언을 통해 “IT혁명을 ‘세계 경제 성장에 불가결한 엔진’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일본언론들이 16일 전했다. 정상들은 ‘빛’을 살리기 위해서는 국제 전자상거래 확대와 비즈니스 모델 및 특허기준 채택 등을, 그림자를 없애기 위해서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정보격차를 줄이기 위한 전문가그룹 설치와 개발도상국의 인재 육성 등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이를 위해 5년간 150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할 예정이다.

사회분야에서는 인간게놈문제가 눈길을 끈다. 해독이 거의 끝난 인간유전자정보를 질병 예방과 신약 개발에 활용하고 악용 사례를 방지하자는 데는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전자정보의 특허기준을 둘러싸고는 논란이 예상된다. 유전자 해독에 앞선 미국은 특허를 폭넓게 인정해서 기득권을 보호하려는 입장인 데 반해 일본과 유럽은 좀더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정치분야에서는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체제(NMD)문제가 최대쟁점이다. 미국은 12일 G8 외상회담에서 이미 강행의사를 비쳤고 러시아 프랑스 독일은 반대의사를 밝혔다. NMD문제는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문제와도 관련이 깊다. 중국과 북한을 방문한 뒤 참석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이 어떤 발언을 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대화를 촉진하는 특별성명은 별다른 이의 없이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은 한반도에 여전히 긴장이 존재한다는 입장이고 일본은 일본인 피랍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어서 이 부분이 성명에서 어떻게 표현될지가 관심이다.

회담에서는 개발도상국의 부채탕감문제와 국제조직범죄대책, 중국과 대만관계, 중동평화 문제 등 지역분쟁 해소대책 등도 다루어진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회담 열릴 반코쿠신료관과 슈리성▼

G8 정상회담 회의장인 반코쿠신료관(万國津梁館)과 만찬장인 슈리성(首里城)은 오키나와의 역사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는 곳이다.

반코쿠신료관은 30억엔을 들여 최근에 완공됐다. 태평양이 바라다 보이는 아름다운 해변에 자리잡고 있다. ‘세계의 가교’라는 뜻인 반코쿠신료는 오키나와를 지배했던 류큐(琉球)왕국이 1458년에 주조한 ‘반코쿠신료의 종’에서 따왔다. 15∼16세기 일본 조선 중국은 물론 동남아국가들과의 활발한 교역을 통해 영화를 누렸던 해상왕국 류큐의 기개가 스며있는 것.

슈리성은 류큐왕국이 1429년부터 1879년 일본 메이지(明治)정부에 복속되기까지 450년간 궁궐로 썼던 곳이다. 류큐왕국은 1609년 이미 일본의 사쓰마(薩摩)군벌에 정복당했으나 왕조체제는 그대로 유지했다. 메이지정부 때 오키나와현으로 바뀌면서 멸망했다. 오키나와는 1945년 미군에 점령당했다가 1972년 일본에 반환됐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