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석사(MBA) 학위만 따면 성공을 보증하는 것으로 여기고 경쟁자가 대거 몰리던 경영대학원의 경쟁률이 하향세로 돌아선 반면 법학대학원의 경쟁률은 10여년 만에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여름 MIT대 등에서 줄어든 경영대학원 지원자는 올들어 하버드 컬럼비아 듀크 펜실베이니아 버지니아대 등 대부분의 명문대에서도 감소했다. 올 봄 학기의 경우 시카고대는 지원자가 작년보다 24%, 코넬대는 23%, 스탠퍼드대는 18% 각각 감소했다.
이처럼 지원자가 줄자 코넬대와 UCLA대 등은 지원자격을 완화했다. 과거에는 외면하던 실무경력 2, 3년 정도의 응시자들도 받아들이고 있는 것.
반면 법학대학원의 지원율은 1980년대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올 가을학기에 각 법학대학원 입학허가서를 받으려고 지원한 사람은 모두 7만7000여명으로 지난해보다 3% 늘었다. 1991년부터 98년 사이에 법학대학원 지원자 수가 30%나 감소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경영대학원은 지고 법학대학원은 뜨는 이유가 무엇인지는 분명치 않다.
MIT대의 리처드 슈말렌시 교수는 “경제가 계속 호황이어서 MBA 과정에 2년씩 투자하는 것은 시간과 돈 모두 손해라고 생각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진단했다. 실제로 직장인들이 생업을 접고 경영대학원에 등록할 경우 학비와 재학 중 못받는 임금 손실분을 포함, 2년간 20만달러(약 2억2000만원)이상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학대학원이 새롭게 각광 받는 것에 대해선 경영대학원의 높은 경쟁률을 의식한 학생들이 진로를 바꾼 것이라거나 최근 많은 법무법인들이 초봉을 올린 것 등이 주효했다는 주장 이 있다. 일부에서는 장기 호황으로 취업걱정을 덜게 된 젊은 인재들이 성취 목표를 한단계 높여 변호사나 법학박사 등 법률 전문가에 도전하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이 신문은 “그렇지만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는 수수께끼”라고 덧붙였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