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인터내셔널]美 MBA 지원자 크게 감소

  • 입력 2000년 7월 6일 19시 56분


야심과 재능을 함께 가진 젊은이들이 몰리는 미국의 경영대학원과 법학대학원의 지원 추세에 최근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지가 5일 보도했다.

경영학석사(MBA) 학위만 따면 성공을 보증하는 것으로 여기고 경쟁자가 대거 몰리던 경영대학원의 경쟁률이 하향세로 돌아선 반면 법학대학원의 경쟁률은 10여년 만에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여름 MIT대 등에서 줄어든 경영대학원 지원자는 올들어 하버드 컬럼비아 듀크 펜실베이니아 버지니아대 등 대부분의 명문대에서도 감소했다. 올 봄 학기의 경우 시카고대는 지원자가 작년보다 24%, 코넬대는 23%, 스탠퍼드대는 18% 각각 감소했다.

이처럼 지원자가 줄자 코넬대와 UCLA대 등은 지원자격을 완화했다. 과거에는 외면하던 실무경력 2, 3년 정도의 응시자들도 받아들이고 있는 것.

반면 법학대학원의 지원율은 1980년대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올 가을학기에 각 법학대학원 입학허가서를 받으려고 지원한 사람은 모두 7만7000여명으로 지난해보다 3% 늘었다. 1991년부터 98년 사이에 법학대학원 지원자 수가 30%나 감소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경영대학원은 지고 법학대학원은 뜨는 이유가 무엇인지는 분명치 않다.

MIT대의 리처드 슈말렌시 교수는 “경제가 계속 호황이어서 MBA 과정에 2년씩 투자하는 것은 시간과 돈 모두 손해라고 생각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진단했다. 실제로 직장인들이 생업을 접고 경영대학원에 등록할 경우 학비와 재학 중 못받는 임금 손실분을 포함, 2년간 20만달러(약 2억2000만원)이상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학대학원이 새롭게 각광 받는 것에 대해선 경영대학원의 높은 경쟁률을 의식한 학생들이 진로를 바꾼 것이라거나 최근 많은 법무법인들이 초봉을 올린 것 등이 주효했다는 주장 이 있다. 일부에서는 장기 호황으로 취업걱정을 덜게 된 젊은 인재들이 성취 목표를 한단계 높여 변호사나 법학박사 등 법률 전문가에 도전하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이 신문은 “그렇지만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는 수수께끼”라고 덧붙였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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