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게놈지도 내달완성"

  • 입력 2000년 7월 6일 19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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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염색체의 유전자 정보를 밝혀줄 게놈지도가 최근 완성된데 이어 식물인 장대냉이의 게놈지도가 이달말경 완성될 전망이다.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는 5일 관련 기사를 싣고 식물 한 종의 게놈지도가 완성되는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전했다.

미국 영국 등 5개국 연구팀은 장대냉이(학명 Arabidopsis thaliana)의 1억2000만개 염기쌍 가운데 1억800만 염기쌍의 배열을 지난달 말 해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대냉이는 브로콜리 꽃양배추 등과 같은 십자화과에 속하는 식물로 실험실에서 쉽게 키울 수 있고 씨앗이 많은데다 게놈의 수가 비교적 적고 유전 암호 또한 단순해 식물유전학자들의 연구 모델이 되어 왔다.

과학자들은 비록 장대냉이 자체의 상품가치는 없지만 장대냉이의 게놈지도가 완성된다면 성장과 발달, 적응에 관여하는 단백질 구조를 확실히 이해할 수 있게 돼 유전적 차이가 동물처럼 크지 않은 식물의 전반적인 연구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장대냉이 게놈지도는 식물이 어떻게 외부조건에 적응하며 성장에 필요한 화학물질을 합성해내는지, 외부의 병원균에 맞서 어떻게 방어시스템을 갖추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이같은 유전학 지식을 곡물에 응용하면 병충해 냉해 수해 등에 특별히 강하거나 영양이 더 풍부하고 적응력이 뛰어난 새 품종을 개량할 수 있다. 결국 식물 게놈지도 완성은 쌀 옥수수 등 인류의 주된 영양섭취원이 되는 곡물의 다수확을 가능하게 해 식량난 해결에 도움을 줄 것으로 유전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미 국립과학재단(NSF) 등의 지원을 받아 1990년 장대냉이 연구를 시작한 국제공동연구팀은 게놈지도 완성 시기를 2004년경으로 보았으나 분석 기술이 급진전해 예상보다 빨리 연구를 마치게 됐다.

이에앞서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는 장대냉이의 총 5개 염색체 중 제2번 염색체와 제4번 염색체의 유전자구조를 미국 게놈연구소의 크레이그 벤터 박사와 영국 존 이니스 연구소의 마이크 비번 박사팀이 각각 해독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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