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재계 "근로시간 단축 자본이탈 촉진"

  • 입력 2000년 6월 26일 09시 34분


대만에서 주간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생산코스트 압박으로 인해 다수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중국으로 빠져나갈 지도 모른다고 대만 기업인들이 주장했다.

대만의 석유화학 대기업인 포모사 플라스틱 그룹의 왕 영차이 회장은 투자환경악화로 인해 대만내의 투자의욕이 감퇴되고 있다면서 기업주 입장에서 볼 때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폭이 연간 18.5% 달한다고 말했다.

다수의 지역 기업들이 정부가 근로시간을 주당 최대 48시간에서 2주당 84시간으로 단축하는 내년 이후 해외로 공장을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원경제건설위원회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기업주들이 연간 1천776억 대만달러(미화 57억6천만달러)의 시간외 수당을 지급해야만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만 지역산업협회의 리 치아쳉 회장은 대만 경제의 중추인 중.소규모의 전통적제조업체들이 새로운 규정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경영자들이 휴가를 무급으로 하는 등의 방법으로 인건비 상승에 대응하고 일부 기업은 설비 자동화를 통한 인건비 감축을 서두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는 제조업 부문에 외국인근로자 취업자수 감축 계획을 연기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생존을 위한 기업들의 해외탈출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직원 240명을 고용한 호요직물회사의 초 칭젠 부사장은 "사업청산이나 해외진출을 준비중"이라면서 "정부가 우리를 코너로 몰고 있으며 올해 말께는 더많은 회사들이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베이 AFP 연합뉴스]shpark@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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