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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6월 25일 19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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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톱클래스의 경영대학원들이 정보화 시대가 요구하는 새 교육체계와 프로그램의 개발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이는 인터넷과 전자상거래의 보편화로 기업문화에 큰 변혁이 일어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21세기의 경영대학원이 나아갈 바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변화라고 파이낸셜타임스지가 최근 보도했다.
지난해 5월 스페인에서 있었던 흥미로운 일화 한가지. 미 매사추세츠공대의 경영대학원과 바르셀로나의 이에즈스쿨이 공동으로 ‘경영정보전략’이라는 프로그램을 개설했는데 정원 30명을 채우는 데 애를 먹었다는 것.
그런데 같은 프로그램을 올들어 ‘정보화 시대의 경영전략-전자상거래를 넘어서’라는 제목으로 바꿨더니 65명의 수강생을 모집하는 데 무려 800여명이 지원을 했다. ‘정보화 시대와 인터넷’에 대한 높은 인기를 반영한 단적인 사례인 셈.
이같은 흐름에 따라 하버드 컬럼비아 등 최상위권 경영대학원들은 전통적인 강좌를 줄이고 ‘인터넷’과 ‘첨단 기술’이 포함된 특정주제 위주의 전문 강좌들을 개설하고 있다.
또 특정 분야의 회사나 전문경영인을 겨냥, 수업기간과 내용을 철저하게 수강생에 맞춘 이른바 ‘맞춤 강좌’도 인기를 끌고 있다. 미 듀크대 경영대학원은 미국 기업들과 제휴중인 유럽 회사나, 미국 진출을 노리는 유럽기업을 위한 맞춤 강좌들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강좌 이수 기간도 짧아지고 있다.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은 지난달 4개의 ‘e비즈니스’ 강좌를 신설했는데 이수 기간은 겨우 3∼4개월. 노스캐롤라이나대의 스티브 힉스 교수는 “강좌의 내용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수기간이 길면 인기가 없다”고 말했다.수업 과정에 전문경영인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새로운 흐름. 최고의 능력을 인정받은 회사 간부를 통해 생생한 현장 경험과 실물 지식을 수강생들에게 전달해 주려는 의도에서다.
경영대학원들간의 제휴나 경영대학원과 싱크탱크, 컨설턴트 업체간의 협력이 활발해지는 것도 흥미로운 현상.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은 지난달 런던대 경영대학원과 공동으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개설했는데 세계 10위권의 경영대학원들이 제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