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군사기구 구체적 논의 ‘質的통합’ 가속도

  • 입력 2000년 6월 19일 19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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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통합을 위해 한걸음 한걸음 다가서고 있다.

19, 20일 포르투갈의 산타마리아 다 페이라에서 열리는 상반기 EU정상회담은 최근 가속단계에 들어선 유럽 통합의 움직임을 절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정상회담은 포르투갈이 EU 순번제 의장을 맡았던 올해 상반기 동안 논의된 유럽 통합과 관련한 의제들을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모임. 유럽공동방위체 구성과 그리스의 유로체제 가입, EU의 기구 정비 등이 주요의제다.

EU는 지난해부터 속도가 붙기 시작한 동구권 국가들의 EU가입 논의 등을 통해 양적인 팽창을 시도해왔으며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유럽의 정치 사회 군사 차원의 통합문제를 논의해 EU 통합의 질적인 수준을 격상시키려 하고 있다.

EU의 이같은 질적인 통합 움직임을 불러온 도약대는 올해 들어 크게 호전된 유럽의 경제상황. EU 회원국들은 올해 평균 실업률을 8%대로 낮추는 데 성공했으며 EU 경제의 중추라 할 독일의 경우 1·4분기(1∼3월)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3%나 성장했다. 5월초 0.90달러 아래로 떨어졌던 유로화(貨)도 유로 국가들의 경기 호조에 힘입어 6월 들어 한때 0.98달러까지 치솟기도 했으며 현재 평균 0.95달러 안팎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지는 19일 이번 EU 정상회담에서 특히 EU의 군사 통합이 가장 심도있게 논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정상회담에 앞서 EU 통합의 두 견인차라고 할 독일과 프랑스 정상이 합의한 군사 통합 방안이 논의의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독불 양국 정상은 △유럽 자체의 군사용 정찰 위성 시스템 구축을 위한 양국의 주도적 역할△유럽방위군의 수송기 기종으로 프랑스 에어버스사의 A400M 채택 등에 합의했다.

이미 EU는 2003년까지 6만명 규모의 신속대응군을 출범시키기로 합의했으며 독일은 현재 진행중인 군 구조개혁을 신속대응군 체체와 연계할 방침이이라고 IHT는 전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또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체제(NMD) 구축에 대한 EU 차원의 대응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EU 정상들은 내년 1월 그리스의 유로권 가입을 공식승인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유로 회원국은 내년부터 모두 12개국으로 늘어나며 영국 스웨덴 덴마크 등 나머지 EU 회원국의 유로권 가입도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경제 전문가들은 가입국이 늘어날수록 유로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며 유럽 경제에 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영국 BBC 방송은 19일 현재 EU 회원국들 사이에는 유럽 통합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우려를 표명하는 국가들도 있어 이번 회담에서 입장차가 크게 드러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U는 이미 회원국 국민의 일상생활까지 관여하는 권리장전 초안을 준비하는 등 통합의 수준을 대폭 넓히고 있다. 이번 포르투갈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권리장전 초안에는 △근로자에게 노조가입권 파업권과 부당한 해고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등을 보장하고 △인간복제와 사형, 동성애 차별, 범죄인 해외추방 금지 등의 조항이 들어있다. 외신들은 초안이 취업 가정생활 차별 의학발달 등과 관련한 무려 50개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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