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슈뢰더총리 "원전 2021년까지 완전 폐쇄"

  • 입력 2000년 6월 15일 19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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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하는 슈뢰더총리(가운데)
기자회견하는 슈뢰더총리(가운데)
독일 정부와 4대 전력회사는 2021년까지 독일 내 원자력 발전소 19군데 전부를 단계적으로 폐쇄하기로 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는 이날 르베, 페바, 피아크, 에네르기 바덴 뷔르템베르크 등 4대 전력회사 대표들과 장시간 협상 끝에 “원전의 정상수명을 32년으로 정하고 이에 따라 수명이 다한 원전은 차례로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 따라 1968년부터 가동한 바덴 뷔르템베르크의 오브리히하임 원전이 2002년 에 가장 먼저 폐쇄된다고 독일 DPA통신 등이 보도했다. 2021년에는 바덴 뷔르템베르크의 네카르 베스트하임Ⅱ 원전을 마지막으로 독일에서는 원전이 사라진다는 것.

독일은 주요 선진국가 가운데 장차 원자력 사용을 안하기로 한 첫번째 나라가 됐다. 2005년 7월 이후에는 원전에서 나오는 핵폐기물의 재처리도 금지된다. 독일 원전의 핵폐기물은 프랑스와 영국에서 재처리돼왔는데 98년 초 재처리용 핵폐기물 운반 컨테이너에서 일부 방사능이 유출돼 분쟁이 일어났다.

독일의 원전폐쇄는 98년 사민당과 녹색당이 연정에 합의할 때 공약이었다. 당시 녹색당은 2004년까지 원전폐쇄를 요구했으나 사민당은 30년 후까지, 4대 전력회사는 40년후까지 폐쇄하자고 주장했다.

녹색당은 작년에 사민당이 조기 원전폐쇄가 비현실적이라는 입장을 보이자 2020년까지 폐쇄하자고 한발 물러서면서 이마저 안 받아들이면 연정에서 탈퇴하겠다고 경고했다. 독일은 89년 이후로는 새 원전을 짓지 않았으나 현재 전체 전력수요의 3분의 1을 원전에 의존한다. 전력회사들은 원전해체 비용을 520억달러(약 57조2000억원) 이상으로 예상하고 원전해체로 최소한 15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추산한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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