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亞 이주 64년…그래도 우린 한민족"

  • 입력 2000년 6월 8일 19시 43분


1937년 스탈린의 정책에 따라 극동에서 중앙아시아지역으로 강제 이주됐던 카레이스키(고려인)들이 이주 64년째를 맞아 1∼3일 카자흐스탄의 최대 도시인 알마티에 모여 다채로운 행사를 펼치며 결속력을 과시했다.

‘카자흐스탄공화국 고려인협회’(회장 최유리) 창립 1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행사에는 독립국가연합(CIS) 각지에서 찾아온 수천명의 고려인과 한국 미국 중국 등에서 방문한 동포들이 참가해 뜻깊은 만남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현재 카자흐스탄에는 약 10만명의 고려인이 살고 있으며 그 중 약 2만명이 알마티에 산다. 이들은 약 1700만명에 이르는 카자흐스탄 인구 중 채 1%도 안되지만 처음 내버려졌던 카라탈스키에 카자흐스탄 최고의 곡창지대를 만들고 각종 산업과 정계에 진출해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LG 삼성 효성 등의 한국 기업도 이곳에 진출해 성공적인 사업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행사 참가자들은 고려인들이 세운 제지회사 ‘파피루스’, 주류회사 ‘바쿠스’ 및 ‘LG전자’ 현지공장 등을 방문해 경제분야에서 고려인들의 활약상을 직접 확인했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와 현지 기업인이 참가하는 경제회의, ‘해외 한인사회의 민족적 자아인식 형성과 발전’을 주제로 한 국제학술회의, 사회의 부패를 풍자한 연극 ‘너 먹고 나 먹고’ 공연, 공화국 궁전에서 개최된 고려인들의 대규모 기념식과 콘서트, 민족운동 원로들을 위한 만찬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

한동안 한국에 진출해 국가대표 권투팀 코치를 지내기도 했던 최회장은 “카자흐스탄이 독립국가연합 전체 한민족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동포들의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알마티〓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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