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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5월 30일 19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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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새 개표 집계 시스템을 검증하기 위해 선거를 연기해 달라는 국제선거감시단의 요청을 페루 정부가 수용하지 않은 점에 비추어 이번 선거는 유효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이어 “결함 있는 선거 과정을 거친 대통령은 누구도 정통성을 내세울 수 없을 것”이라며 “이번 선거는 미주기구(OAS)와 중남미 민주주의 체제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OAS와 유럽연합(EU)도 같은 날 “페루 결선투표 결과를 인정할 수 없으며 후지모리의 승리는 비합법적”이라는 비난 성명을 내놓았다.
프랑스와 스페인은 별도의 외무부 성명을 통해 선거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후지모리 대통령은 29일 미 CNN방송과의 회견에서 “결선 투표는 공정하고 투명했다”며 외국정부의 비난을 일축했다.
후지모리는 또 대국민연설을 통해 “앞으로 5년 임기 동안 진정한 민주화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최종개표 결과 후지모리는 50.9%의 득표율로 당선됐으며 야당 후보 알레한드로 톨레도는 불참을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17.1%를 얻었다.
미국 등 국제사회가 조만간 페루에 대해 경제제재 조치 등을 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28일 페루 수도 리마에서는 6만여명의 시위대가 밤늦게까지 격렬한 시위를 벌였으며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수십명이 부상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