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버드대교수 "MBA대학원 생존 위협" 경고

  • 입력 2000년 5월 24일 19시 37분


미국 국내는 물론 아시아 국가에서 인기 높은 미국 경영학석사(MBA)를 배출하는 명문 경영대학원이 머지 않아 ‘생존 위협’에 놓일지 모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명문대학원 교수들이 이런 주장을 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23일 USA 투데이지에 따르면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조교수는 “하버드를 비롯한 미 명문 경영대학원은 사내(社內)대학과 전자학습 등이 활성화되면서 심각한 위협을 맞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버트 하마다 시카고 경영대학원장도 “MBA 산업은 너무 팽창했다”며 “연간 10만명 가량의 MBA를 배출해온 미국내 700여개 학위과정 중 상당수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물론 아직도 미국 경영대학원에 입학하려는 사람은 줄 서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경우 2001학년도 정원 898명에 8476명이 신청, 약 10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그러나 인터넷과 인트라넷(기업전용 컴퓨터 네트워크)을 통한 전자학습이 활발해지면서 MBA의 독점적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MBA과정에서 전통적으로 다뤄온 내용을 포함한 전자학습 시장 규모는 현재 40억달러에서 2002년경 150억달러규모로 급증할 것이라고 인터넷 조사업체인 인터내셔널 데이터사는 추산하고 있다.

또 미국내 사내대학 수는 90년 400개에서 현재 2000개로 급증했고 등록생수는 매년 30%씩 증가하고 있다.

제너럴 일렉트릭(GE)사는 연간 직원 교육에 5억달러를 투입하고 있다. 이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생 1792명의 연간 총수업료 5000만달러의 10배.

크리스텐슨은 결론삼아 “하버드 경영대학원이 곧 문을 닫을 위험은 없지만 이 대학원이 그동안 수십년간 미쳐온 막강한 영향력은 확연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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