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3년 이란 하타미대통령, 개혁반대 보수파 질타

  • 입력 2000년 5월 23일 19시 54분


23일 취임 3년을 맞은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이 개혁정책에 반대하는 보수 강경파들을 강하게 질타해 주목된다.

하타미 대통령은 22일 지방의회 지도자 수백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연설에서 “이슬람에 관한 해석은 어느 누구도 독점적으로 자기만 옳다고 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내가 추진해 온 개혁정책은 이슬람적인 특성과 공화정을 보장하는 헌법 틀 안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아무도 자신만이 이슬람을 올바로 이해한다면서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거부하거나 암살하라고 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타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사에드 하자리안 테헤란 시의회 의장을 암살한 배후세력으로 지목되고 있는 강경 보수파를 겨냥한 것이다.

하타미 대통령은 또 “표현과 비판의 자유는 1980∼88년 이란 이라크 전쟁 기간 중에도 훼손되지 않았던 기본권”이라면서 “이슬람을 수호한다는 명목으로 기본권을 해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하타미 대통령은 3년전 유권자 70%의 강력한 지지를 업고 이란 정치와 언론에 개혁바람을 몰고왔으나 지난달부터 보수파의 총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대학생 2000여명은 이날 테헤란 대학에서 열린 집회에서 강제 폐간된 17개 언론사의 원상회복과 체포된 언론인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테헤란=AP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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