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패혐의 고위관리 자살

  • 입력 2000년 5월 12일 20시 24분


중국 정부가 강력한 부패청산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부패혐의로 조사를 받던 외환관리 최고책임자인 차관급 공무원이 자살했다.

홍콩의 일간 명보는 중국 국무원 산하 국가외환관리국 국장(차관급) 리푸샹(李福祥·47)이 10일 밤 치료를 받던 베이징의 한 병원 건물 7층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12일 보도했다.

직권을 이용, 기업의 외화 밀반출을 눈감아 주거나 외채도입 과정에 부정을 저질러온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자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98년 10월 국가외환관리국장에 임명된 리국장은 최근 부패에 연루된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아왔으며 당뇨병과 우울증 치료를 위해 베이징 304 병원에 입원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외환관리국 당국은 12일 리국장의 사망 사실은 확인해 주었으나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국가외환관리국은 외채도입과 대외채권 발행, 기업의 해외상장 관리 등을 맡고 있는 중국 외환수급과 국제수지 총괄 관리기구다. 각 성과 시에 분국을 두고 개인과 기업의 불법 외화유출을 감시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중국 당국이 금융계를 부패의 온상 가운데 하나로 보고 상당기간 금융관계자에 대한 내사를 벌여왔으며 현재 인민은행 등 다수의 은행 간부들이 부패와 관련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또 주룽지(朱鎔基)총리의 측근으로 지난해 7월 비리혐의로 홍콩내 중자(中資)기업(일명 레드칩)의 대명사였던 광다(光大)집단 회장직에서 물러난 주샤오화(朱小華) 위안광(原光)그룹 이사장도 그간 내사를 받아왔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주샤오화도 국가외환관리국장 재직기간(93∼95) 중 부패사건에 연루됐는지에 대해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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