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무역표준 '볼레로' 도입 비상…23일 국내 첫 설명회

  • 입력 2000년 5월 10일 18시 46분


국제 전자무역서비스망의 표준으로 자리잡을 ‘볼레로(BOLERO)’의 국내 상륙을 앞두고 국내 은행들이 전자무역 경쟁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볼레로는 수출업체 은행 보험사 선박회사 등 모든 무역 관계 당사자들이 무역 서류를 인터넷으로 교환하는 국제전자무역시스템. 현재 국제 자금결제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국제금융정보통신망(SWIFT)과 주요 운송회사들의 단체인 TT클럽이 50%씩 출자해 만들었다. 이미 지난해말 씨티뱅크 HSBC 등 13개 세계 유수은행과 모빌 마루베니 등 16개 주요기업 및 선박사들이 이용계약을 체결, 국제전자무역의 표준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국내 은행중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기업금융의 비중이 높은 한빛과 외환은행. 두 은행은 최근 볼레로와 서비스 이용계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준비를 거쳐 내년부터 국제전자무역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볼레로측은 23일 처음으로 방한해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어서 다른 시중은행들도 속속 가입할 것으로 은행권은 내다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선하증권(BL) 보험증명서 등 무역관련 서류를 은행 수출상 보험사 선박회사간에 일일이 인편이나 우편으로 주고 받아야 했으나 전자무역시스템을 이용하면 규격화된 전자문서 양식으로 모두 인터넷상으로 주고받기 때문에 비용과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무역업무 처리기간은 평균 건당 24일에서 5일로줄고 처리비용은 80% 이상 절감돼 국내 무역업계 전체로 연간 4900억원의 비용절감이 예상된다. 일본의 산와은행은 “전자무역거래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는 은행은 미래 국제무역거래와 관련된 영업기회를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할 정도.

한빛은행 김종완(金鍾完)외환업무팀차장은 “국제전자무역시스템에 늦게 대응할 경우 기존 거래 수출입업체를 외국은행에 빼앗길 가능성이 높아 서두르고 있다”며 “삼성 등 국내 종합상사 등도 조만간 가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진기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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