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紙 "진짜 부자는 죽을때 재산기부"

  • 입력 2000년 5월 9일 21시 41분


진짜 부자와 졸부의 차이는 무엇일까?

졸부는 자신과 가족만 위하는 반면 진짜 부자는 평생 주위로부터 ‘자린고비’란 눈총을 받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이웃을 위해 ‘정승처럼’ 돈을 쓴다고 미국 LA 타임스지가 최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진짜 부자의 선행들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오리건주에서는 93년 이후 사망자의 54%가 재산의 일부 또는 전부를 사회에 내놓아 ‘기부의 생활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79세로 숨진 오리건주의 고든 엘우드는 극빈자용 식량배급소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집에 전화도 놓지 않았지만 사망 당시 1000만달러나 모은 것으로 밝혀져 주변을 놀라게 했다. 그는 자신에게 무료로 음식을 주었던 적십자사와 구세군 등 자선단체에 900만달러를 기부했다.

86년 세상을 떠난 미네소타주의 엠마 호는 팁으로 1달러도 안쓸 정도로 소문난 구두쇠였지만 전 재산의 3분의 2인 3100만달러를 가난한 사람과 장애인에게 희사했다.

국세청 직원이었던 뉴욕의 앤 시버는 평생 다 떨어진 검은 드레스를 입고 지냈지만 95년 사망하면서 뉴욕의 예시바대에 2200만달러를 내놓았다.시카고의 독신녀인 글래디스홈은 여비서로서 월급이 1200달러밖에 안됐지만 최근 주식투자로 번 돈 1800만달러를 암에 걸린 어린이를 위해 써달라고 기부해 미 병원사상 최고의 기부자가 됐다. 심리학자들은 “검소한 부자들의 자선 사실은 대부분 죽어서야 알려진다”며 “진짜 부자의 기행들은 경제적 이유보다는 인간의 본성에 기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자는 가난한 사람에 대한 죄의식을 갖고 있는데다 평생 검약생활이 몸에 뱄기 때문에 자신이 부자임을 숨기려 한다는 것이다.

<백경학기자> 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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