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MD 안팎 거센 역풍…600억달러 추산 실효성 의문

  • 입력 2000년 4월 26일 18시 57분


2015년까지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를 실전배치할 계획인 미국이 국내외의 세찬 도전을 받고 있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25일 NMD의 실전배치까지 당초 국방부 예산의 두 배에 가까운 무려 600억달러(약 66조원)의 천문학적 예산이 들 것이라고 발표했다.

CBO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까지 △알래스카 중부에 요격미사일 100기 배치 △고해상도 X레이 레이더 체계 구축 △기존 조기경보 레이더 체계 개선에만 39억달러가 추가로 들어 모두 295억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했다.

보고서는 또 국방부가 2010년까지 2단계, 2015년까지 최종 3단계 NMD체제를 구축할 계획이지만 현재 장거리미사일을 개발 중인 ‘불량국가’가 이를 무력화할 수 있는 대응책을 간단히 수립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엔에서 열리고 있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이행점검회의에서 러시아의 이고리 이바노프 외무장관은 이날 미국이 “NMD체제 구축을 위해 72년 체결된 탄도미사일방어(ABM)조약을 와해시키려 한다”며 “미국이 ABM을 개정할 경우 더 이상 핵감축 협상은 있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프랑스 캐나다 스웨덴 대표들도 “ABM조약 개정은 세계의 전략적 안정을 해쳐 각국의 군비경쟁을 불러올 우려가 있다”며 NMD 추진에 반대했다.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도 이에 가세했다.

그러나 미국은 “NMD 개발목적은 미국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일 뿐”이라며 “러시아와 중국의 핵 억지력을 저하시키려는 의도는 추호도 없다”고 주장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9월경 NMD의 추진 여부를 최종결정할 계획이나 그동안 여러 차례 요격미사일 발사실험 실패와 막대한 예산문제까지 겹쳐 국내외의 반대에 직면해 있다.

<홍은택기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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