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하이테크 유괴' 떠들썩…'선불전화'로 추적따돌려

  • 입력 2000년 4월 26일 18시 57분


귀가길에 유괴됐던 일본 요코하마(橫濱)시의 초등학교 2년생 어린이가 5일 만에 무사히 구출된 일로 25일 일본 언론매체가 떠들썩했다. 범인 2명은 검거됐다.

일본 언론매체는 어린이 유괴사건을 크게 취급한다. 무사히 돌아와도 대부분 1면 머리기사로 올린다. 수사 중에는 보도하지 않는다. 이같은 보도태도는 유괴사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유괴범은 반드시 검거된다는 점을 알리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다.

이번 유괴 사건에 대해 일본 언론매체들은 정보기술(IT)사회의 맹점을 찌른 ‘하이테크 유괴사건’의 전형이라고 평가하면서 대비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범인들은 우선 ‘프리 페이드’(사전지불) 휴대전화를 이용해서 부모를 협박했다. 프리 페이드 전화는 요금 체납 때문에 등장한 것. 전화회사는 요금 체납을 염려할 필요가 없기에 서비스 이용자의 신분을 확인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발신자의 신원을 알 수 없다. 범인들은 이 점을 노렸다.

범인들은 현금자동인출기(ATM)를 통해 피해자의 부모가 송금한 돈을 찾아갔다. 인질을 가둬둔 곳 및 전화를 걸었던 장소와 동떨어진 곳에서 입금한 지 몇 분 뒤에 현금을 인출했다. 돈을 찾을 때 쓴 현금카드는 7년 전 가명으로 만든 것이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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