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代 40여명 총기난사 패싸움…워싱턴 동물원서

  • 입력 2000년 4월 25일 19시 49분


미국 10대 청소년들이 24일 워싱턴 국립동물원에서 패싸움을 벌이다 총기를 난사해 주변에 있던 어린이 1명이 뇌사상태에 빠지고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고 미국 CNN 방송이 전했다.

방송은 이날 동물원 정문 부근에서 40여명의 15∼16세 청소년들이 두 패로 갈려 충돌하는 과정에서 총격을 주고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두 패거리 사이를 지나가던 11세 소년이 머리에 총상을 입어 워싱턴 국립아동의료센터로 옮겨졌으나 뇌사상태다. 부근에 있던 11∼16세 소년과 소녀 5명도 총상을 입고 워싱턴 의료센터에서 치료중이다. 이들 중 3명은 중상이다.

한 목격자는 한 패의 청소년들이 다른 패에 유리병을 던져 젊은 여자가 얼굴을 다치자 범인이 권총을 난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4월 20일 콜로라도주 덴버시 컬럼바인 고교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 1주기가 갓 지난 시점에 발생해 미국인들에게 악몽을 되새기게 했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사건 직후 동물원을 폐쇄하고 수사에 나선 워싱턴 경찰은 이번 사건이 범죄조직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범인을 찾고 있다.

한편 뉴욕시에서 민주당 기금 마련 행사에 참석중이던 앨 고어 부통령은 사건 소식을 전해듣고 총기 구입시 사진을 첨부한 신원확인제도를 도입하는 등 청소년에 대한 총기규제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북서부 부촌에 위치한 국립동물원은 스미소니언 박물관 부설기관으로 매년 300만명 이상이 찾는 워싱턴의 가장 인기있는 관광지 가운데 하나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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