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보안 구멍뚫렸다…기밀담긴 노트북 도난

  • 입력 2000년 4월 18일 19시 28분


미국 국무부의 출입제한구역내 사무실에서 극비 정보가 담긴 노트북을 도난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제임스 루빈 국무부 대변인은 17일 “두 달 전 이같은 도난 사건이 일어났으며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중”이라고 실토했다. FBI는 국무부 직원과 당시 건물보수작업을 했던 근로자를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단순 절도사건인지, 혹은 간첩행위인지에 대한 실마리조차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국무부 고위소식통을 인용, 국무부의 출입제한구역내 사무실에서 1급 비밀보다 더 상위로 분류되는 ‘암호’와 극비 정보수집 계획 등이 수록된 노트북 컴퓨터 한 대가 없어진 사실을 특종보도했다.

국무부내 보안관련 사고는 이번이 세 번째. 지난해 국무부의 한 회의실에 러시아 외교관이 도청장치를 설치, 첩보활동을 하다 FBI에 적발됐다. 98년에는 대낮에 장관 비서실에 한 남자가 들어와 비서들이 빤히 보고 있는 가운데 비밀문건을 들고나가버린 적이 있다. 아직도 범인을 잡지 못했으며 서류 역시 회수하지 못한 상태다.

루빈 대변인은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데이비드 카펜터 외교보안국장에게 보안점검을 철저히 하도록 지시했으며 곧 점검 작업이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의회는 보안 사고가 잇따라 일어나는데도 미봉책으로 일관하고 있는 국무부의 태도에 발끈하고 있다.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의 벤저민 길먼 위원장(공화)은 “이런 보안사고는 도무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이는 국무부의 보안에 구멍이 뚫렸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관계위는 다음달 국무부의 보안사고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홍은택기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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