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정치인 퇴출 판결…시장선거 흑색유인물 배포

  • 입력 2000년 3월 29일 19시 46분


거짓말을 일삼는 세계 각국의 정치인의 등골을 서늘하게 할 만한 판결이 캐나다에서 내려졌다고 미국의 MSNBC 방송 인터넷판이 29일 전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대법원은 28일 지난해 12월 로키산맥 줄기의 작은 마을인 맥브라이드시 시장에 당선된 마이크 프레이저에게 선거 운동을 하며 부정한 방법을 쓰지 못하도록 규정한 주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당선무효를 선고했다.

프레이저는 선거운동기간 중 상대 후보인 모리스 본느빌 당시 시장이 임기중 재산세를 인상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재산세를 대폭 인상한 것처럼 유인물을 만들어 뿌렸다. 그는 투표 결과 187표를 얻어 53표를 얻은 현역 시장을 물리쳤다.

주 대법원은 “이같은 흑색선전이 실제 당락을 좌우했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유권자들이 지지 후보를 바꿨을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앞으로 더 큰 선거의 결과도 뒤집어 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이 방송은 보도했다. 지난해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의회 선거에서 주정부의 적자 규모를 실제 이상으로 부풀린 거짓말에 힘입어 다수당이 된 신민주당(new democratic party)도 이번 판결에 겁을 집어먹게 됐다. 토론토대 패트리셔 페터슨 교수는 “이번 판례가 광범하게 적용되면 선거를 통해 공직을 맡은 수많은 사람이 자리를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은택기자>euntac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