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美정부, 독점기업 관행 개선案 협상 막바지 절충

  • 입력 2000년 3월 26일 19시 57분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독점금지법 위반 사건에 대한 법원의 최종판결을 앞두고 이 문제를 대화로 타결하려는 미국 정부와 MS의 막판 줄다리기가 치열하다.

MS는 24일 미 법무부와 19개 주정부가 제기한 독점금지법 위반 제소사건과 관련, 자사의화해 방안을 이들 원고측에 팩시밀리로 급히 전송했다.

이 화해 방안에는 미국 내 컴퓨터 운영체계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MS의 윈도에서 웹 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제외하는 것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MS가 자사의 영업활동을 스스로 제한하는 화해 방안을 급히 제출한 것은 이 사건을 맡은토머스 펜필드 잭슨 판사가 미 정부와 MS의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28일 최종 판결을 내리겠다고 21일 양측에 통보했기 때문.

잭슨판사는 지난해 11월 이 사건과 관련해 “MS가 자사제품인 윈도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여기에다 익스플로러를 끼워 판 사실 등이 인정된다”고 예비판결한 바 있다. 따라서 잭슨판사가 이런 사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방법에 위배되는지를 따져 최종 판결할 경우크게 불리해질 것을 우려한 MS측이 나름의 양보 방안을 황급히 협상 카드로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에 대한 미 정부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MS의 화해방안이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이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지만 우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MS의 독점금지법 위반사실을 법원을 통해 밝혀낸 뒤 사업 영역에 따라 몇 개 회사로 분할시키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법무부와 함께 MS를 상대로 소송을 낸 19개 주정부는 강경론과 온건론으로 태도가 엇갈려 있다.

코네티컷 아이오와주 등은 MS를 분할시키자고 주장하지만 오하이오 캔자스 메릴랜드 플로리다주 등은 분할까지는 안하는 대신 MS의 독점적인 기업 관행을 적절하게 제약하고 잘못을 고치도록 하는 선에서 매듭짓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미 정부는 MS측 화해방안에 대한 검토가 끝나는 대로 MS로 하여금 미흡한 부분에 대해 더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내라고 요구할 방침이다. 정부로서도 법원 판결을 통해 강제 해결하는 것보다는 가급적 협상으로 해결하는 것이 부담이 적기 때문.

한편 MS측은 끝내 화해 협상이 결렬되고 1심에서 질 경우에는 곧바로 항소한다는 등 장기전 대비도 하고 있어 막판 협상이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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