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 정권인수 노하우 한수지도…천수이벤 당선자 요청

  • 입력 2000년 3월 26일 19시 57분


한국정부의 정권인수 노하우가 대만정부에 전수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26일 대만 총통선거에서 한국과 같이 50년만의 여야 간 정권교체를 이룬 천수이볜(陳水扁)당선자가 최근 주한 무역대표부와 민간인사 등 공식, 비공식 채널을 통해 정권인수에 대한 자문을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오랜 기간 야당만 했던 세력들이 정권을 인수한다는 것은 수월치 않은 일. 이에 따라 고민 중인 천당선자가 선례를 남긴한국정부를 ‘시금석(試金石)’으로 삼겠다는 뜻을 전해온 것.

그러나 한국정부로서는 이런 요청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처지.

대만과는 국교가 수립돼있지 않고 중국정부의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채널의 공식협조는 거의 불가능한 일. 여당 차원에서도 비슷한 상황인데다 총선을 눈앞에 두고 있어 여의치 않다.

그래서 고민 끝에 나온 대안이 민간 차원에서의 지원. 97년 대선 직후 대통령직인수위에 참여했던 민간인사들을 중심으로 ‘싱크탱크’를 구성, 곧 구체적인 협조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천당선자에게도 한국 정부의 이같은 입장을 전달하고 이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문단에는 나종일(羅鍾一)경희대교수 등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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