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부치내각 경기침체로 '사면초가'…지지율 36%로 하락

  • 입력 2000년 3월 23일 19시 36분


일본의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내각 지지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20, 21일 실시한 내각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지지율은 36%, 지지하지 않는 사람의 비율은 45%였다.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 지지한다는 사람보다 더 많아진 것은 11개월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오부치내각의 인기가 이처럼 하락한 이유는 세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는 지난해 10월 자유당과의 연립정권에 공명당을 참여시킨 일이다. 자민당과 공명당의 강령이나 공약이 서로 다른데다 공명당의 지지기반이 종교단체인 창가학회(創價學會)라는 점 때문에 연립에 대해 비판적인 여론이 많다.

둘째는 각종 사건 사고가 빈발한 것이다. 니시무라 신고(西村眞悟)방위청차관이 ‘핵무장’발언으로, 오치 미치오(越智通雄)금융재생위원장이 ‘금융검사도 적당히 봐줄 수 있다’는 뜻의 말을 했다가 물러났다. 경찰 최고간부와 방위청 간부 등은 내부 비리를 적당히 처리하고 넘어가려다 들켰다.

그러나 인기하락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장기적인 경제침체에 있다.

당초 오부치내각은 이달말로 끝나는 99회계연도 경제성장률을 0.6%로 제시했지만 달성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이미 내려진 상태다. 22일 야당대표들은 이 문제를 물고 늘어지며 총리의 퇴진을 일제히 요구했다.

오부치총리는 7월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선진8개국(G8)회담을 통해 이같은 분위기를 반전하려 하고 있다. 그렇지만 경제가 회복되지 않는 한 ‘G8약효’도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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