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권교체]국민당-리덩후이 부패로 쓰러지다

  • 입력 2000년 3월 19일 20시 00분


천수이볜(陳水扁)의 총통 당선은 국민당과 리덩후이(李登輝) 시대의 몰락을 의미한다.

리총통은 이번 총통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12년간 맡아온 국민당 주석직을 9월 사임하며 새 주석은 특별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예정이다.

최초의 대만인 총통인 리덩후이는 철저하게 ‘대만의 대만화(化)’를 주장하며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주도했다. 전임 총통 장제스(蔣介石) 장징궈(蔣經國)부자가 끝까지 중국과의 통일에 집착했던 것과 달리 그는 “중국과의 통일은 급하지 않다”며 ‘대만 우선’ 정책을 폈다.

복수정당제 도입(89년), 타이베이 시장 직선 등 지방자치 확대(93년) 총통 직선(96년)등 착실하게 민주화를 추진한 것은 그가 내세울 만한 큰 업적들. 1995년 비록 비공식 방문이었지만 대만 총통으로서는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했다.

타이베이(臺北) 교외 싼즈(三芝) 태생. 일제 치하에 타이베이고교를 졸업한 후 일본 교토제대에서 농업경제학을 공부했다. 미 아이오와 주립대와 코넬대에서도 공부했다. 그가 이끄는 국민당은 이미 1990년대 중반부터 몰락 조짐을 보였다.

리총통이 민주화는 이룩했지만 기업과 범죄조직을 비호하는 ‘헤이진(黑金·검은 돈)’이라는 구조화된 부패고리를 끊지 못해 이번 선거에서 패배했다.

국민당은 1912년 쑨원(孫文)의 삼민주의(민족 민주 민생)를 표방하며 출범했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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