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선거 D-2]대만인들 "매일 총통선거하면 좋겠네"

  • 입력 2000년 3월 15일 19시 21분


대만이 모처럼 쏟아지는 세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껏 만끽하고 있다.

청젠런(程建人)외교부장은 14일 총통선거 취재를 위해 대만에 온 각국 기자들을 위한 리셉션에서 “매일 총통선거가 열렸으면 좋겠다”는 말로 환영 연설을 시작했다.

국제사회에서 중국에 밀려설 땅이 좁아져 온 대만이 이번 선거 덕분으로 오랜만에 세계 뉴스의 중심지가 됐다는 뜻이었다.

대만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진일보한 민주주의와 경제번영의 실상, 대만이 중국과 대등한 주권국가라는 이미지를 국제사회에 홍보하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대만 신문국(국정홍보처 격) 집계에 따르면 18일 치러질 총통선거 취재차 타이베이(臺北)에 도착한 외국 기자는 모두 499명. 단일국가로는 일본 취재진이 104명으로 가장 많다. 중국은 취재진을 파견하지 않았지만 대신 홍콩에서 93명이나 몰려들어 이번 선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를 계기로 자국의 위상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겠다는 대만의 희망과는 달리 기자들의 질문은 중국과의 문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탈리아 일간지인 일솔레 24 오레의 루카 빈치구에라 아시아지국장은 “대만 총통선거가 서방 언론의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중국과의 관계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기피하는 인물인 독립파 천수이볜(陳水扁·민진당)후보가 당선될 경우 양안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국제사회의 불안정 요인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영국 BBC방송은 아예 15일부터 선거일까지 중국과 대치하고 있는 최전방 군사기지인 진먼(金門)도에 취재진을 파견할 정도로 중국측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타이베이〓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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