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그녀는 쇄도하는 언론의 인터뷰 요청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미국 최초, 아마 세계 최초로 인터넷을 통해 투표한 인물이 됐기 때문이다.
애리조나주 민주당은 올해 처음으로 인터넷 투표를 도입했다. 민주당원들은 이날부터 나흘간 인터넷을 통해 투표할 수 있다. 주민들이 투표장에 가서 투표하는 전통적 예비선거도 11일 실시된다.
애리조나 민주당은 인터넷 투표를 허용함으로써 투표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치에 무관심한 X세대들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 오전 8시까지 8시간동안 1000여명이 인터넷 투표를 했다.
그러나 부정적 여론이 여전히 높다. 소송까지 걸리기도 했다. 컴퓨터를 가질 형편이 되는 사람들 쪽에서만 투표참여율이 높아짐으로써 빈곤층이나 소수인종의 정치적 영향력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빌 브래들리 전상원의원은 ‘슈퍼 화요일’의 개표결과가 알려지자 패배를 인정하면서 “비록 이기지는 못했지만 우리는 국가적 논쟁의 틀을 세웠고 민주당의 전통적 가치들이 전면에 등장하도록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예비선거가 시작되기 전만 해도 브래들리는 고어의 강적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소외된 계층의 국가적 통합이라는 도덕적 가치를 앞세운 브래들리는 지나치게 도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거전술에서는 공화당의 존 매케인과 선거자금법 개혁을 위한 초당적 공조를 취한 것이 치명타. 매케인의 지명도가 올라가는 바람에 무당파와 온건성향의 민주당원 표가 상당수 매케인에게 몰려갔다.
미 프로농구 스타로서 20대부터 언론의 주목을 받아오는데 익숙한 브래들리가 언론에 대해 오만한 자세를 보인 것도 패인으로 꼽힌다.
<홍은택기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