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부치총리 또 파격인사…"과거직위 묻지않고 등용"

  • 입력 2000년 3월 8일 19시 14분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일본총리가 7일 나카보 고헤이(中坊公平·70)전 일본변협회장을 내각특별고문에 임명했다. 내각특별고문은 국가원로의 뜻을 국정에 반영하겠다며 오부치총리가 만든 자리다.

나카보 변호사는 원로 중에서도 인기가 매우 높은 인물이다. 간 나오토(菅直人)가 민주당 대표시절 당의 총리후보로 삼으려 했을 정도다.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과거직위 등에 관계없이 등용하는 ‘오부치 인사 스타일’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란 평이 많다.

오부치총리는 최근 곤경에 처해 있다. “금융기관감사를 적당히 봐줄 수 있다”고 오해의 소지가 큰 발언을 했던 오치 미치오(越智通雄)전 금융재생위원장이 경질된데다 경찰 조직의 부조리가 끊이지 않기 때문. 따라서 이번 나카보 변호사의 발탁은 국면 전환용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오부치총리는 1998년 7월 총리 취임후 여러번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전총리를 대장상으로 기용한 것이 대표적. 고사하던 그를 “어려운 일본경제를 살릴 사람은 당신밖에 없다”며 삼고초려의 공을 들인 끝에 그를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전 총리는 현재 총리의 외교최고고문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주로 러시아와 사이에 현안이 되고 있는 북방 4개섬 반환문제와 평화협정체결문제를 담당하고 있다. 이는 하시모토 전총리가 재임중에 직접 매달렸던 문제이기도 하다.

민간인이자 작가인 사카이야 다이치(堺屋太一)를 경제기획청장관에 임명하고 한번 외상을 지낸 적이 있는 고노 요헤이(河野洋平)의원을 외상에 재기용한 것도 의표를 찌른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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