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0만∼200만여성 '性노예'로 해외 팔려가"

  • 입력 2000년 2월 23일 19시 16분


국제간 여성 인신매매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져 미국 상원이 청문회를 열 정도가 됐다.

미 상원은 여성과 아동의 인신매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처리하기에 앞서 22일 외교관계 소위원회에서 청문회를 열었다고 AP통신이 이날 전했다.

프랭크 로이 국무부 국제문제담당 차관은 이날 “세계에서 매년 100만∼200만명의 여성이 인신매매업자들에게 속아 외국으로 팔려가고 있으며 매춘교역은 거대한 ‘노예거래 시장’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청문회에 나온 한 멕시코 출신 여성은 밀매업자들에게 속아 미국으로 들어온 다음 밀입국비용 2500달러를 갚지 못해 주 6일, 하루 12시간에 35명의 남성을 상대하는 강제매춘에 시달리고 있다고 증언했다. 최근 아시아지역 매춘 실태를 조사한 샘 브라운백 외교관계 소위원장은 외국에 팔려간 여성들 중 3분의 2 가량은 에이즈나 결핵에 걸린 채 고향에 돌아와 죽음을 맞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 상원은 3월8일 ‘세계 여성의 날’까지 여성과 아동의 인신매매 금지 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미국 여성인신매매 반대연맹(CATW)은 90년대 이후 국제간 여성인신매매가 급증한 것은 해외여행이 급증한데다 옛 소련과 동유럽 등지의 여성들이 무리를 해서라도 피폐한 국내를 벗어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단체는 국제간 매춘 여성 교역시장의 규모가 한해 10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했다.

미국 당국은 매년 5만명 이상의 외국 여성이 밀매업자에게 속아 미국에 들어와 매춘에 종사하고 있으며 이들의 대부분은 우크라이나 알바니아 필리핀 태국 멕시코 출신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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