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둥청(東城)구 소재 중국홍십자회 회의실에서 열린 동아시아 5개국 적십자 사무총장 회의에는 대한적십자사 박기륜(朴基崙)사무총장과 북한적십자회 허해룡서기장 등 각국 대표 19명이 참가했다. 남북 적십자 대표들이 얼굴을 마주한 것은 지난해 초 몽골에서 열린 5개국 적십자회담 이후 처음이다.
박사무총장은 지난해 남북차관급회의 결렬로 무산된 남북적십자회담 재개를 위해 이날 5개국회담과 별도로 남북한 대표 회담을 가질 것을 북측 허서기장에게 제의했다.
이에 대해 허서기장은 “별도 접촉 여부는 남측 태도에 달렸다”고 밝혀 상황에 따라 남북한 대표끼리 만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5개국 사무총장 회의는 이날로 끝났으나 남북한 대표단은 17일까지 베이징에 머물 예정이어서 접촉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다.
대한적십자사측은 북측과의 접촉이 이루어지면 97년 3월 이래 중단된 남북적십자회담 재개 및 식량과 비료 등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문제를 논의할 방침이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 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