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墺극우연정 관계개선 요구 일축… "제재조치 필요"

  • 입력 2000년 2월 15일 19시 33분


유럽연합(EU)은 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례 외무장관 회의에서 관계 개선을 희망하는 오스트리아의 요구를 거절했다.

극우 자유당이 연정에 참여한 이후 처음으로 오스트리아 대표를 참석시킨 가운데 열린 이날 회의에서 각국 대표는 오스트리아의 베니타 페레로 발트너 외무장관과 악수하거나 함께 사진 찍는 것을 피하기 위해 회의장에 일부러 늦게 도착하는 등 냉담한 태도로 일관했다.

그러나 11일 EU 고용장관 회담에서 일부 장관들이 오스트리아 대표의 발언이 시작되자 회의장에서 나가버린 것과 달리 이날 외무장관들은 발트너장관의 발언을 끝까지 들었다.

발트너 외무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오스트리아는 EU를 필요로 하는 유럽의 일원이며 EU도 오스트리아를 필요로 하고 있다”며 회원국들에 대해 오스트리아를 배척하는 조치를 중단해 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 오스트리아 연정 출범후 EU가 취한 쌍무관계 동결조치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외르크 하이더 자유당 당수에 대한 평판이 아닌, 연립정부의 행동으로 오스트리아를 평가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각국 외무장관은 오스트리아에 대한 각종 제재조치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은 “볼프강 쉬셀 오스트리아 총리가 하이더의 자유당을 통제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극우 정권 출범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루이 미셸 벨기에 외무장관도 “인종주의 정당이 연정에 참여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위베르 베드린 프랑스 외무장관은 “극우 연정이 지속되는 한 오스트리아와 외교를 정상화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파리〓김세원특파원> 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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