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가 아이작 스턴 '카네기홀 사랑' 이유 있었네

  • 입력 2000년 2월 9일 20시 01분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아이작 스턴이 미국 뉴욕에 있는 연주무대 카네기홀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음을 최근 펴낸 회고록에서 속속들이 나타냈다고 미 AP통신이 8일 보도했다.

올해 79세인 스턴은 회고록 ‘나의 첫 79년’에서 해체 위기에 처한 카네기홀을 구하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던 시절의 일을 소상하게 소개했다.

스턴에 따르면 1960년 5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당시 거의 다 지어진 링컨센터로 옮겨가기로 해 카네기홀은 사무실 빌딩으로 개조될 운명이었다. 평소에 “카네기홀은 나에게 는 성스러운 술잔과 같다”던 스턴은 뉴욕주의 정치인들을 찾아가 로비하기 시작했다.

뉴욕주 의원들은 카네기홀이 연주자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열성적으로 설명하는 스턴의 모습에 감동했다. 뉴욕주 의회는 결국 카네기홀 해체 직전 뉴욕시로 하여금 홀을 500만달러(약 62억5000만원)에 매입하고 이를 운영회사인 카네기홀사에 장기임대토록 하는 두 가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카네기홀 측은 스턴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1997년 연주홀 가운데 하나를 ‘아이작 스턴홀’로 명명했다. 스턴은 회고록에서 카네기홀을 이렇게 묘사했다. “카네기홀에 올라가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토스카니니, 호로비츠, 하이페츠, 번스타인, 앤더슨이 이렇게 속삭이는 소리가 들린다. ‘얘야, 한번 연주해보렴...’ 그들은 카네기홀의 벽 속에 있다. 무대 위로 걸어가면 그들은 벽에서 걸어나와 우리를 반긴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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