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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2월 8일 20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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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고 경찰에 따르면 불라토비치는 주거지역인 바니차 지구의 축구구장 내 식당에서 식당 주인 및 은행가와 식사도중 살해됐다. 범인은 식당 창문을 통해 자동소총을 난사한 뒤 달아났다. 불라토비치는 인근 군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곧 숨졌으며 다른 일행은 부상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이번 사건은 밀로셰비치의 측근으로 ‘발칸의 인종청소업자’로 불리던 아르칸이 지난달 15일 베오그라드에서 총격을 받고 사망한 지 한 달도 안 돼 발생해 밀로셰비치 정권을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 10여년 동안 유고연방에서는 밀로셰비치 대통령의 측근 10여명이 피살됐으나 대부분 범인이 잡히지 않고 있다.
이번에도 아직까지는 불라토비치를 살해했다고 주장하는 개인이나 단체가 없다. 그러나 유고 정부는 사건 직후 비상각의에서 대책을 논의한 뒤 “불라토비치는 전형적인 테러행위의 희생자”라며 “테러리즘에 맞서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유고 정보부의 미오드라그 포포비치 차관은 “불라토비치는 코소보 인민해방군(KLA)에 의해 살해됐다”고 주장했다. 몬테네그로공화국 내무장관과 유고연방 내무장관 등을 거쳐 94년 국방장관에 임명된 불라토비치가 지난해 세르비아군의 코소보 알바니아계 주민에 대한 탄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점이 이같은 주장의 배경이다.
또 최근 불라토비치가 몬테네그로에 밀로셰비치에 충성하는 헌병대를 창설하려다 몬테네그로공화국의 쥬카노비치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사례가 있어 몬테네그로가 사건에 개입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몬테네그로는 지난해 코소보 전쟁후 유고연방과의 분리를 추진중이다.
몬테니그로의 한 정치분석가는 불라토비치의 죽음이 유고연방 실세들간의 갈등 등 내부적인 요인에서 빚어진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피살된 불라토비치가 국제사법재판소에 의해 전범으로 기소된 라도반 카라지치 등 세르비아계 지도자들과 친했다는 사실에서 사건의 배경을 풀어보려는 사람들도 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