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슈퍼컴퓨터 동부폭설 예측못해 '망신살'

  • 입력 2000년 1월 27일 19시 14분


26일 새벽 미국의 수도 워싱턴 등 동부지역을 급습한 폭설로 가장 곤욕을 치른 곳은 미국 국립 기상대(NWS)인 듯 하다.

미국 언론은 27일 NWS가 이달 초 IBM 슈퍼 컴퓨터 가동을 통해 보다 정확한 기상예보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장담한 사실을 지적하며 자연의 위력 앞에서 인간의 능력은 여전히 한계가 있다고 보도했다. NWS는 25일 “내일 가벼운 눈이 내릴 확률은 40%로 총 적설량은 1인치(약 2.54cm)가 안될 것”이라고 예보했으나 실제로는 40cm 이상이 내렸다. NWS가 정확한 예보를 못한 이유는 ‘아이타’라고 불리는 세계최고 수준의 기상예보 시스템을 과신했기 때문. 수많은 기상 정보를 분석해 온도 습도 풍속 등을 정밀히 예측하는 이 시스템은 96년 겨울에는 갑작스러운 폭설을 하루 전에 정확히 맞췄다.

노련한 NWS의 예보관들은 이번에도 폭설 조짐을 전날 감지했으나 아이타의 기상전망에 대해 아무도 의문을 품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예보관은 “우리들은 이번처럼 갑작스러운 눈을 ‘폭탄’이라고 부른다”며 “정말 폭탄을 맞은 심정”이라고 곤혹스러워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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