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체첸戰은 어른-아이 싸움

  • 입력 1999년 12월 22일 18시 30분


러시아군은 체첸을 점령하기 위해 무려 10만명을 투입했다. 94∼96년 체첸전쟁 당시 투입한 병력의 3배 규모. 이에 맞서 그로즈니를 사수하고 있는 체첸군은 2000명에 불과하다고 영국의 BBC방송이 최근 보도했다. 무기와 장비면에서는 더 차이가 난다. 러시아는 최신예 수호이 전폭기와 미그기를 21일 하루에만 43차례나 출격시켜 체첸의 주요시설과 거점을 맹폭했다. 체첸군의 무기는 야포와 기관총 그리고 소총이 고작이다.

여기에다 러시아군은 석유수출로 벌어들인 돈을 끌어다 참전병사들에게 보너스로 주고 있어 러시아군의 사기는 어느 때보다 높다. 항공기 조종사에게는 1회 출격당 150루블(6달러), 지상군에는 하루 1달러를 지급하고 있다고 미국의 NBC방송은 전했다. 러시아군의 평균 월급이 2600루블인 것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돈이다.

이같은 현격한 전력 차이 때문에 러시아군은 마음만 먹으면 그로즈니를 곧바로 점령할 수 있으나 자국 병사의 피해를 우려해 결전을 미루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