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라우 대통령 뇌물 스캔들 휘말려…슈피겔誌등 폭로

  • 입력 1999년 12월 14일 19시 39분


독일 정치권이 헬무트 콜 전 총리의 뇌물 스캔들 의혹으로 술렁이는 가운데 요하네스 라우대통령이 비리에 관련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최신호는 라우대통령이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총리 재직 시절인 78년부터 98년까지 서부독일주은행의 전세기를 사적인 여행과 선거유세에 이용했다고 폭로했다. 이 잡지는 하인츠 슐로이서 주재무장관도 휴가 여행에 서부독일주은행의 전세기를 이용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일간지 디 벨트는 라우대통령과 슐로이서장관이 프리델 노이버서부독일주은행장과의 친분관계와 주정부의 영향력을 이용해 은행으로부터 편의를 제공받았다고 보도했다.

라우대통령의 은행 전세기 이용문제는 일간지 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가 13일 서부독일주은행의 전세기가 마약 밀매에 이용됐다고 보도하면서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 신문은 서부독일주은행이 전세기 회사로부터 빌린 문제의 비행기가 마약을 운반했다고 보도했다. 은행측은 범죄행위를 은폐하기 위해 당시의 라우주총리와 슐로이서장관을 태우는 수법을 사용했다는 것. 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는 전세기 조종사가 96년 베네수엘라로부터 코카인을 들여오다 붙잡혀 13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중이라고 전했다.

라우대통령이 이용한 전세기가 마약을 반입한 사실이 확인되면 그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독일 언론은 전망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3일 기민당(CDU) 소속인 콜의 뇌물 스캔들로 CDU가 곤경에 빠진 것처럼 사민당(SPD) 소속인 라우대통령의 비리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SPD는 물론 당 소속인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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